삼성전자 1Q 영업익 작년대비 역성장 전망도
증권가, 10곳 중 6곳 목표주가 낮춰
코로나19로 기업실적 충격…시총상위 85% 영업익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위 내에 속한 주요 기업 가운데 10곳 중 8곳은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증권가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64곳 중 84.4%인 54곳(적자 전환·적자 확대 포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달여 만에 1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특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6조4천352억원(증권사별 평균)으로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6조8천13억원)보다 5.4% 하락했다.

이는 작년 동기(6조2천333억원)보다는 일단 3.2% 증가한 수준이지만, 증권사에 따라서는 삼성전자가 작년 동기 대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5조9천억원으로 6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작년 동기보다 4.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규진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분의 실적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같은 기간 5천922억원에서 4천565억원으로 22.9% 감소했다.

이는 작년 동기(1조3천665억원)보다 무려 66.6% 급감한 수준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해서 감소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반도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기 시작한 점이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아직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은 유효하지만, 만약 반도체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경우 올해 코스피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는 자동차와 항공, 철강, 정유, 유통 등 거의 전 업종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948억원에서 9천264억원으로 15.4% 감소했으며, 기아차(-11.4%) 역시 영업이익 전망치 하락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실적 부진과 함께 유동성 우려까지 거론되는 대한항공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달 만에 94.2%나 하락하면서 시총 100대 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눈높이가 내려갔다.

그 외 현대제철(-61.2%)·포스코(-27.0%) 등 철강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유망주인 삼성SDI(-58.5%)·LG화학(-44.3%)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은 아예 1분기 적자 전환이 전망됐다.

이 기간 실적 눈높이가 올라간 것은 하이트진로(15.7%)와 농심(10.3%), 카카오(1.3%) 등 10곳뿐이었다.
코로나19로 기업실적 충격…시총상위 85% 영업익 전망↓
이에 따라 증권가의 실적 눈높이를 반영하는 기업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당초 올해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부터 줄줄이 목표주가가 내려가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DB금융투자(7만원→6만5천원), KB증권(7만원→6만5천원), 한국투자증권(6만8천500원→6만4천원), 키움증권(7만3천원→6만3천원), 하나금융투자(6만7천원→6만3천원) 등에서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도 한화투자증권(12만원→11만원), DB금융투자(11만5천원→10만5천원), KB증권(12만5천원→10만5천원), 키움증권(13만원→12만원), 하나금융투자(11만2천원→10만4천원) 등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와 함께 코스피 시총 상위 64개사 중 64.1%인 41곳은 코로나19 이후 목표주가 평균치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외국인의 '팔자'가 멈추지 않는 것도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5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15일간 순매도 금액은 10조213억원으로 늘었으며 월간 기준 누적 순매도 금액은 11조1천554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누적 순매도 금액은 약 4조4천17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앞서 지난 24일 무려 14거래일 만에 삼성전자를 순매수했으나 25일 하루 만에 다시 1천330억원가량을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섰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 규모가 다소 줄긴 했지만, 아직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관련 변동성 감소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