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로 재미를 봤던 조선주들이 올 들어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수주 기대감에 들떠 있다. 미국의 LPG 물동량 증가가 대형 LPG선(VLGC) 발주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제기되면서다. 최근 조선주 주가의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작년 LNG선 재미 본 조선株…올해 LPG선이 '구원투수' 되나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더불어 지난달 16일 장중 4만9550원까지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고점 대비 20.78% 떨어졌다. 올 들어 현대미포조선(-14.76%), 한국조선해양(-11.46%), 대우조선해양(-13.10%) 등 조선업종 주가가 부진했다.

하지만 LPG선 수주가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셰일 에너지를 앞세운 미국의 LPG 수출이 늘고 있는 게 호재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PG 수출량은 15% 늘었다. 세계 LPG 수출에서 미국의 비중은 지난해 37%로 중동(36%)을 처음 앞질렀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조선업 공백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선종이 LPG선”이라며 “일본 태국 등의 6만5000t급 대형 LPG선 선주사 중 선령 노후화로 교체 발주가 필요한 물량은 24척”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LPG선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VLGC 건조 능력이 뛰어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일본 조선소의 공백을 메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커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67배 수준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