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배당기산일인 26일. 예상대로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개인 큰손의 매물이 대거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매물을 받아내며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 지수는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3.16포인트(2.06%) 오른 652.07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가 537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15억원, 31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 매도액은 2017년 12월 26일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쓸어 담았다는 분석이다.

평균 배당률이 낮은 코스닥시장은 배당락보다는 대주주 양도세와 관련한 변동성이 더 크게 작용한다. 현행 세법상 코스닥시장의 대주주는 발행 주식 수의 2%(유가증권시장은 1%)를 보유하거나 지분가치가 15억원 이상이면 해당한다. 대주주 요건은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배당기산일(26일)이 기준이다. 기산일 이전에 요건을 벗어나야 양도소득세(양도차익의 27.5%)를 물지 않는다. 배당기산일 이전에 주식 비중 축소에 나선 개인투자자의 매도 물량이 매년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기관과 외국인이 이날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것은 코스닥시장의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최근 미·중 1차 무역협상 타결의 훈풍이 대형주에서 중소형주까지 확산되면서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매년 1월 코스닥지수(2017년 제외)는 상승했다.

메디톡스(4.07%), 케이엠더블유(4.03%), 셀트리온헬스케어(3.80%), 스튜디오드래곤(2.75%), 펄어비스(2.45%), 파라다이스(1.83%), CJ ENM(1.41%), 에이치엘비(0.90%), SK머티리얼즈(0.49%) 등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이날 오름세를 보였다. 핵심 바이오주는 물론 정보기술(IT) 부품 장비주, 콘텐츠 관련주 등도 대부분 올랐다. 시가총액 10위 이내 종목 가운데는 헬릭스미스(-0.23%)만 하락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닥 상장 중소형주가 저평가된 측면과 내년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