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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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재편의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다만 전망은 엇갈린다.

19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등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약 695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이 추후 발행할 신주도 인수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완전자본잠식이 불가피해 신주 발행을 통한 정상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구주 인수가격과 예상 신주 발행 규모 등을 고려하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가치를 2000억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는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제주항공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수 후 양사의 합산 단거리 국제 여객선 점유율은 15%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는 2위권 항공사의 6~7%를 2배 이상 넘어서는 것으로, 시장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비행기는 모두 보잉737 계열로 조종사 및 정비 인력 공유를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했다.

다만 LCC 시장의 재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재편은 경쟁사와의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업체가 가격 경쟁을 주도해야 가능한다"며 "제주항공은 보잉737맥스 50대를 구매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최근 생산이 중단되면서 차질이 생겼다"고 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인수로 성장 전략을 바뀐 것이란 추정이다. 보잉737맥스 대규모 구매는 제주항공의 차별적 원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인수는 이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티웨이항공 5% '급등'

이날 주식 시장에서 크게 반응하고 있는 LCC주는 티웨이항공이다. 오전 1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5.05% 급등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발표가 재평가의 계기가 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가치를 최소 1900억~2400억원으로 책정했다"며 "이는 영업 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 투자가 필요치 않은 기존 상장사의 재평가 이유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비행기 28대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전날 기준 시가총액은 2696억원에 불과해 주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이스타항공은 비행기 23대를 가지고 있다. 이 중 보잉737맥스는 안전 문제로 운항이 금지된 상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