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합의로 급락…11거래일만에 1170원대
원·달러 환율이 급락 출발하며 1170원대로 내려앉았다. 주요 외신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투자심리 개선에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서명…투심 개선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43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1원 내린 1173.7원에 거래중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11거래일만에 1170원대로 내려와 거래되는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4.8원 급락한 1172.0원에 출발했다. 이후 낙폭은 조금씩 줄이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장중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1단계 합의안에는 오는 15일 1600억달러(약 1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될 예정이었던 관세를 철회하고, 기존 수입품 약 3600달러 규모에 대한 대한 관세율을 50% 감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대신 중국에 농산물 구매 규모를 합의안에 명시하고 금융서비스 시장의 개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간밤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다우·S&P·나스닥)가 일제히 뛰어오르며 시장은 환호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는 가파른 약세(원화가치 상승)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1150원대까지 내릴 수도"

김태현 NH선물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국내 증시 상승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외환당국의 경계감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단은 지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미국과 중국의 관세 문제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환율 급변동이 발생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당국의 매수 개입 경계 심리가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떠받칠 것"이라며 "환율은 이날 1167원~1173원 범위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봤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내려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양국이 무역합의에 도달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무역분쟁이 휴지기에 진입했다"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빠른 경기 개선이 나타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