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케이스를 제작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상신이디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성장 기대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업종 내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 고수들 사이에서 ‘알짜주’로 통하고 있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상신이디피는 280원(3.40%) 오른 8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신이디피는 2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9월 1만7550원까지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9000~1만1000원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21.92% 급락해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상신이디피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조정받으면서 투자심리가 동반 냉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신이디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42억원으로 작년보다 9.55% 줄어들 전망이다. 작년에 ‘대박’을 터뜨렸던 ESS용 대형 캔 매출이 올 들어 쪼그라든 게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내년에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중심으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전망치보다 57.7% 늘어난 224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독일 BMW가 2023년까지 12종의 순수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BMW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와 2030년까지 시판되는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국 정부 계획도 성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2차전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상신이디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8.4배로 경쟁사인 신흥에스이씨(10.63)보다 낮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상신이디피는 성장성은 분명한데 저평가 매력이 커 2차전지주 가운데 알짜 종목으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