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에 DLF 손실 사태 영향
8월 ELS·DLS 발행액 35% 감소…조기상환은 '반 토막'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금액이 전월에 비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초자산 가치가 상환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만기 전에 원금과 함께 수익을 조기에 돌려받는 '조기 상환' 금액도 급감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ELB 포함) 발행금액은 5조275억원으로 7월(7조7천641억원)보다 3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4조3천798억원)보다는 15%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올해 1월(5조5천166억원)과 2월(5조2천73억원)을 제외하고 3월(9조1천458억원)부터 7월까지 매달 7조원 이상 발행된 점에 비춰보면 급감한 수준이다.

8월 DLS(파생결합사채 DLB 포함) 발행금액도 2조192억원으로 7월(3조1천132억원)보다 35.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8월의 1조6천683억원보다는 21%가량 증가한 수준이지만, 올해 1월(1조8천508억원)과 2월(1조8천973억원)을 제외하고 3월(2조6천784억원)부터 7월까지 DLS 발행 규모가 계속 2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급감한 것이다.

이들 상품의 8월 조기 상환금액도 크게 줄었다.

ELS의 8월 조기 상환액은 4조3천800억원으로 7월 조기 상환액(8조4천239억원)의 반 토막 수준으로 집계됐다.

DLS도 8월 조기 상환액이 1조1천407억원으로 7월(1조6천45억원)보다 28.9%가량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ELS·DLS 발행 규모 축소의 원인으로 홍콩 시위,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을 꼽고 있다.

ELS는 최근 발행된 상품들의 상당수가 기초자산으로 홍콩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편입했는데, 홍콩 시위 장기화에 따라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월 조기 상환액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중복 합산)으로 한 ELS 발행액은 32조1천869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ELS 발행액(47조6천585억원) 가운데 67.5%를 차지했다.

8월 말 현재 홍콩H지수는 10,083.20으로 6개월 전인 2월 말(11,367.45)보다 11.3% 떨어졌다.

이는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 knock-in)인 발행 시점 지수 대비 35~50%가량 하락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조기 상환 조건(발행 시점 지수 대비 5% 또는 10% 미만 하락)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 잔액은 8월 말 기준 43조708억원으로 7월 말(42조5천999억원)보다 4천709억원가량 늘었다.

이런 영향으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금액이 8월에는 3조4천485억원으로 7월(5조5천383억원)보다 37.7% 줄었다.
8월 ELS·DLS 발행액 35% 감소…조기상환은 '반 토막'
DLS의 경우 일부 해외 금리 연계 상품과 이에 투자한 사모펀드가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금융당국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하면서 시장이 쪼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관련 DLS 손실로 DLS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다"며 "DLS 시장은 올해 하반기 36.24%가량 발행이 감소하고 내년 하반기에나 DLS 손실 발생 이전 상태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