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가 국내 증시의 눈높이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 국내외 악재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자산 가치를 감안할 때 코스피지수가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코스피 PBR, 금융위기 수준…고배당·내수株 저가 매수를"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삼성·KB·교보·대신·한양 등 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전망한 이달 코스피지수의 등락 구간은 최저 1850에서 최고 2080 사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동열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76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며 “과거 경험상 0.8배 이하에서의 진입이 긍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했던 만큼 저점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한 만큼 금 채권 달러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한편 지난 가격 조정 국면에서 상대적 안정성이 입증된 통신,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 내수주 및 경기방어주를 편입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몸값이 높아지는 고배당주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쌍용양회, KT&G,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삼성화재 등 그동안 배당을 줄인 전력이 없는 종목을 골라 투자하면 큰 낭패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