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신성통상 등 ‘애국주’ 열풍에 이어 일본 제품이나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애국 펀드’까지 등장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2일 부품·소재 국산화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하는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 주식형 펀드를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1일 취임한 배영훈 대표가 내놓은 첫 작품인 필승코리아 펀드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부품·소재·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성장성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6개 분야, 100대 핵심 부품 관련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또 운용보수의 50%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관련 대학과 연구소에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배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로서 국난 극복에 동참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라며 “취약한 국내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운용보수도 현행 주식형 공모펀드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책정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펀드의 평균 운용보수는 0.75% 정도인데 필승코리아 펀드는 이보다 0.25%포인트 낮은 0.5%로 결정했다”면서 “이 가운데 0.25%포인트는 향후 기부금으로 적립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회사 입장에서는 원가 수준에서 펀드를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정부 당국의 주문에 따라 나온 ‘관제형 펀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