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중국 정부는 최근 트럼프가 추가 관세를 선언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이어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 선을 깨고 하락하도록 용인했다.트럼프 정부는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그러나 IMF는 9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외환에 개입했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IMF는 지난해 위안화 환율에 대해 "현저히 고평가되지도 저평가되지도 않았다"며 다른 통화에 대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IMF는 다만 중국에 환율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IMF의 중국 책임자 제임스 대니얼은 무역전쟁 격화 속에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더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AP통신은 IMF가 중국이 고의로 통화 가치를 낮추려 한 증거는 거의 없다고 봤다면서 트럼프의 주장과는 다르게 중국이 환율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11일 IMF 보고서를 근거로 내세우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치를 일제히 비난했다.인민일보는 중요 국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종성) 평론에서 "IMF의 결론은 중국이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신문은 미국 일부 인사들이 위안화의 절하로 트럼프 관세의 효과가 상쇄될까 봐 걱정한다면서 "환율조작국이라는 낙인을 멋대로 찍은 촌극은 끝나야 한다"고 촉구했다.차이나데일리도 사설에서 IMF의 보고서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조치가 근거 없는 비난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이번 주(12∼16일) 국내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관련 소식과 위안화의 향방에 주목할 전망이다.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고시 등 미중 무역분쟁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이에 따라 9월 초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지난주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11년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발생, 시장의 불안 심리가 고조됐다.특히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서 증시는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을 미중 무역분쟁의 강도를 보여주는 척도로 받아들이고 있다.위안화와 원·달러 환율 및 코스피의 상관관계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위안화 환율 변수에 종속된 주가 흐름이 불가피하고 위안화의 안정이 코스피 변동성 축소와 궤를 같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중국과 미국의 주요 실물 지표 발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오는 14일, 미국은 15일 각각 7월 광공업생산과 소매판매 등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모두 전월 대비 소폭의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앞서 발표된 7월 중국의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예상치를 웃돌았다. 중국 수출에 이어 다른 지표도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면 시장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증권사들이 지난 9일 낸 주간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1890∼1950, 하나금융투자 1900∼1950, 케이프투자증권 1920∼1970 등이다.한편 원화 가치가 최근 한 달여 만에 5%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달러당 1250원까지 가파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지난 7일 기준으로 원화 가치는 6월 말 대비 5.0% 하락했다. 환율이 달러당 1154.7원에서 1214.9원으로 60.2원 상승한 것이다.미중 무역분쟁이 신흥국들의 통화가치 하락 배경이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발표,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포치(破七)',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이 잇따른 결과다.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유독 원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데는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 등 다른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한국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37.5%로 주요 20개국(G20) 중 3번째로 높은 데다, 주요 교역국이 미국과 중국이다. 가뜩이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환율이 급등했다.당분간 환율은 하락보다는 상승 압력을 더 크게 받으리라는 관측이 다수다. 상황에 따라선 달러당 1250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고착화해 상승 쪽으로 기울면 외국인투자자는 물론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출로 이어지고 이 때문에 환율이 더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전달 상승률(0.0%)과 시장 예상치(-0.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6년 8월 이후 첫 마이너스다.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통상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한다. PPI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물건 값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4.7%를 기록한 뒤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둔화했다. 이후 3월과 4월 반짝 반등했지만 5월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상 압박 강화로 중국 안팎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7월 CPI는 작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 전달 상승률(2.7%)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은 이틀 연속 ‘포치(破七: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것)’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4% 오른 7.013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7.0039위안)에 이어 이틀째 달러당 7위안을 넘었다.미국과 무역전쟁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홍콩 시위를 놓고서도 미국과 충돌했다.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홍콩 시위 주도자들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만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과 신상정보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 중국 정부를 겨냥해 “폭력배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