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일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TV 업황 악화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변화 여부가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해외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희석요인을 반영해 2만5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내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 업체들이 8.5세대, 10.5 세대 LCD 신규 라인을 가동하면서 시장의 재고가 상승했고,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 6~7월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내년에도 중국 업체들이 8.5세대, 10.5 세대 라인을 새로 가동한다. 더이상 LCD TV 업황 개선 가능성에 희망을 갖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이유로 LG디스플레이의 사업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LG디스플레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LCD TV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며 "신규 성장 동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업에 집중해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실적 개선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변화가 나타나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8134억원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자금 조달 목적을 설비 투자 확대가 아닌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운영자금 사전 확보 차원인 것으로 풀이했다. 현금 흐름에 대한 기존의 우려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외 전환사채 발행으로 회사의 주가는 단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주주들의 주가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희석 물량을 감안했을 때 동사 주가의 밸류에이션 배수 변화가 단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환사채 일부를 해외 헤지펀드가 인수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헤지펀드는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전환사채 물량의 일정 부분을 미리 공매도 포지션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