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한국유선방송 채무 '0'
금융부담 줄여 헐값 매각 방지
딜라이브 채권단이 딜라이브 대주주인 한국유선방송에 빌려준 1조원 규모의 인수금융 자금을 영구채 형태로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2016년에도 8000억원 규모 대출금을 전환우선주(CPS)로 바꾸는 방식으로 출자전환했다.

두 번의 출자전환에 따라 한국유선방송은 부채 제로(0) 기업이 됐다. 딜라이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매각에 적합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조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 전원은 최근 한국유선방송에 빌려준 1조원 규모 대출금을 30년 만기의 영구채로 출자전환하는 데 동의했다. 일단 만기가 있긴 하지만 한국유선방송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통상적인 영구채와 달리 이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의 비용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려는 취지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해당 채권의 만기가 7월 말로 다가오자 만기를 더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출자전환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해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채권단 체제로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에 비춰 볼 때 당장 이자를 받는 것보다 딜라이브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 재투자해서 회사가 경쟁력을 키우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딜라이브는 그간 한국유선방송이 빌린 1조원 때문에 해마다 400억원가량을 이자비용으로 부담해왔다. 출자전환 이후로는 이 자금을 시설 관리 및 마케팅 등 회사 발전에 투자할 수 있어 회사 가치를 다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출자전환은 향후 딜라이브의 매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부 잠재적 인수후보들은 채권 만기가 임박할 경우 채권단이 딜라이브를 싸게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지연 전략을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출자전환으로 인해 채무 만기 압박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매각 일정에 여유를 갖게 됐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만기 연장은 딜라이브의 재무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채권단이 회사를 헐값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호주계 PEF 맥쿼리는 2008년 3월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유선방송을 설립해 씨앤앰(현 딜라이브)을 2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2012년 인수금융 만기를 1년 앞두고 기존 인수금융을 2조2000억원까지 늘렸고, 이 과정에서 한국유선방송이 1조6000억원, 딜라이브가 60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로 변했다. 이후 딜라이브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유선방송의 채무를 1조8000억원으로 늘리는 대신, 딜라이브의 채무가 4000억원 낮아지는 채무 재조정 과정을 거쳤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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