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과 금융투자업계가 기금 운용의 효율성 향상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등 동반 성장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 측은 국민연금의 국내외 투자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참여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공단 측은 직원 재교육 등 운용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공단과 금융투자협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간담회(사진)를 열고 동반 성장을 위한 추진 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이재균 삼천리자산운용 사장,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내 자본시장의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공단 고위관계자들이 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해 업계 대표들과 머리를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국내 자본시장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 탓에 ‘슈퍼 갑’으로 인식된 측면이 적지 않다”며 “앞으로 그런 모습으로 비치지 않도록 시장 및 업계와 적극 소통하면서 동반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상호 간의 이해 증진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 도출을 위해 협의체를 정례화하자”고 했다.

이날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공단 측에 다양한 민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대표는 “국내 증권사들의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할 때 정보 교환 및 자금 조달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보유한 해외 증권의 대차 거래 중개를 허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최근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들이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많이 넘어왔는데도 국민연금 측이 현실에 맞지 않는 까다로운 위탁 운용사 선정 요건을 고수하고 있어 참여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단 측도 협회 측에 직원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 운용 전문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 과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