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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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 단기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1200원을 코앞에 뒀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 영향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호적인 수급 여건과 G20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해소 의지가 나타나면서 코스피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오전 10시30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45포인트(0.56%) 오른 2053.1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0.21% 소폭 내리고 있다.

6월엔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코스피는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전달 대비 7.4%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파국으로 치달은 데 따른 여파다. 5월 국내 수출 증가율도 -9.4%로 부진했다.

이번달 코스피 범위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2000~2170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과 한양증권은 2000~2150으로 각각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1195.70원(17일자 기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약세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달러화 흐름은 점차 약세 기조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며 "미국 2년 국채수익률은 2018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하회했는데,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IB(투자은행)도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두 차례 인하를 통해 현재보다 기준 금리가 0.75%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도 멕시코 관세 부과 등을 이유로 9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7월 인하론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에 6월 4일과 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리는 Fed 통화정책 컨퍼런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Fed는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18일(현지시간)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 이달 FOMC에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감안해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ed의 정책 지원에 대한 기대는 심리지표인 미국 ISM 제조업 지수 개선을 이끄는 소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중간재 수요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해 증시에 긍정적 소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은 경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미국 쌍둥이 적자(경상수지 대신 무역수지를 재정수지와 합한 수치) 확대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수급 요건도 이달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과 지수 모두 외국인 투자자에 불리한 상황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을 근거로 매수로 대응하는 편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 환산 코스피는 1.71달러로, 2018년 이후 외국인 평균 매수 가격 2.17달러(2018년), 1.94달러(2019년)보다 소폭 하락한 상태다.

코스피는 2000선을 무난하게 지지하면서 단기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8년 고점 이후 하락과정을 보면 단기 급락 이후 50% 되돌림 국면이 전개됐다"며 "이번에도 200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단기 반등 시도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곽현수 연구원도 "기초체력(펀더멘털) 및 수급 개선 요인을 감안할 때 2100선 회복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G20 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무역 분쟁 해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면 지수는 빠르게 복원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성장주 중 낙폭과대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방 경직성 및 외국인 수급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스피 2000선 부근으로의 단기 변동성은 매수기회로 판단 되며, 성장주 중 낙폭과대 대형주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코스피 2100선 중반에서는 안도랠리 약화에 대비해 배당주 경기방어주 등으로 교체 매매를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재고순환지표는 지난해 4분기와 달리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보유하고 있는 IT기업인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상대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