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연합뉴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연합뉴스
자본잠식 등으로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됐던 한진중공업이 100여일 만에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정지 기간에 채권단이 6874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중공업은 1020원(10.25%) 내린 8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298억원으로 떨어졌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13일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 부실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이후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는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발행주식 수도 1억605만2508주에서 1453만3139주로 줄었다.

채권단 관리체제로 돌입하면서 수비크조선소로 인한 재무부담은 일단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은 수비크조선소가 연결재무제표에서 분리되고, 채무관계에 따른 손실가능성도 충당금으로 반영됐다”며 “회생이 쉽지 않더라도 수비크조선소가 주가에는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이 앞으로 조선사업이 아닌 건설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투자예정금액 782억 중 712억원(91.0%)을 건설부문에 투입할 계획이다. 최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은 수비크조선소를 제외하면 매출의 약 70%를 주택과 토목, 부동산 부문에서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 한진중공업의 기업가치는 조선업체가 아닌 건설업체와 비교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