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R의 공포'에 동반 급락…일본 닛케이 3%↓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미국에 이어 아시아 증시도 덮쳤다.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에서 촉발된 경기침체 우려로 25일 개장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3%가 넘는 하락세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1시22분 현재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701.41포인트(3.24%) 하락한 20,925.93을 기록하고 있다. 닛케이225지수가 3%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25일(5.01%, 종가 기준) 이후 3개월 만이다. 한국 코스피지수 -1.6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1.37%, 홍콩H지수 -2.04%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급락의 영향이 크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7% 급락했다.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90%와 2.50% 밀렸다.

이날 미 국채시장에서 장중 미 국채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됐다. 주요 장단기 국채금리의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10년물 금리를 끌어내리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시장조사기관 마킷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전월 확정치 53.0에서 52.5로 하락했다. 21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발표된 독일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4.7로 떨어졌다.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로존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약 6년 만의 최저치인 47.6으로 예상치 49.5를 크게 밑돌았다.

미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이 경기둔화를 이유로 시장친화적 정책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경기침체 우려에 불이 붙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올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경기둔화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국채금리 및 달러의 움직임이 주식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때문에 이번주 매일 있을 미 중앙은행 위원들의 발언과 유럽과 미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증시 영향력이 클 것이란 판단이다.

서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둔화 우려가 미 중앙은행 위원들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 표명으로 일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주요 경제지표들도 전월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