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방패와 짧은 칼.’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이 올해 글로벌 투자전략으로 내건 문구다. 위험으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것을 중심에 두고, 매매 전략을 병행해 자본이득을 노리라는 메시지다. 상승을 주도할 만한 자산이 보이지 않고 시장의 추세도 뚜렷하지 않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도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성을 강조했다. 유망 투자처로는 경기 민감도가 낮은 업종, 우량가치주, 저변동성 테마 등을 꼽았다.
글로벌 ETF로 '수비 전략' 짜볼까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선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투자 전략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을 우선적으로 주목하라고 제언했다. 경기 민감도가 낮아 경기 확장세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시장 대비 좋은 성과를 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iShares Global Healthcare ETF’(IXJ) 등이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상장 ETF인 ‘TIGER 글로벌헬스케어(합성)’도 IXJ와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 이 ETF는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유나이티드헬스 등의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재무건전성이 높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종목만 골라 투자하는 ETF도 유망 투자처라는 분석이다. 경기 회복~확장 국면에서는 가치주, 모멘텀(상승세)주, 중소형주가 잘나가는 반면 경기 둔화 국면에선 재무가 건실한데도 시장에서 소외돼 있던 주식들이 빛을 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우량종목 중 저평가주를 추려내 투자하는 ‘VanEck Vectors Morningstar Wide Moat ETF’(MOAT)를 추천했다.

시장이 횡보하거나 완만히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커버드콜’ 전략의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올해는 경기사이클 후반기인 만큼 변동성은 높은 반면 지수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이유다. 커버드콜은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안정적으로 얻는 전략이다. ‘Invesco S&P 500 BuyWrite’(PBP)가 거래량과 유동성 면에서 우량 종목으로 꼽힌다.

높은 수준의 이자와 배당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ETF도 있다. 미국 변동금리형 우선주에 투자하는 ‘Invesco Variable Rate Preferred Portfolio’(VRP)와 신흥국 달러채권 ETF ‘iShares JP Morgan USD Emerging Markets Bond’(EMB)다. 두 종목은 연간 기대 배당수익률이 5.2%와 4.6%에 달한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우선주는 주가변동이 제한적인 동시에 배당금이 많아 매력적이고, 구조개혁이 가시화되고 있는 신흥국 채권은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