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수익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헤지펀드들도 2018년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헤지펀드 10개 중 4개는 연간 기준 손실을 입었다. 급락장 대응 능력에 따라 운용사별 성과도 크게 엇갈렸다.

타임폴리오, 9% 수익…'헤지펀드 강자' 입증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헤지펀드 1835개는 2018년 평균 0.79%(12월21일 종가 기준)의 손실을 봤다. 전체 헤지펀드의 58%는 수익을 냈다.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가 17%, 미국 S&P500지수가 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5% 하락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크게 조정받은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 운용을 주로 하는 운용사 중에선 헤지펀드시장 강자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주목받았다. ‘타임폴리오 The Time-M2’는 지난 한 해 9.30%의 수익을 거뒀다. 주식과 메자닌 등 여러 자산을 활용하고 매수와 공매도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멀티 전략 펀드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급락으로 타임폴리오운용은 11월 말 결산 시 반기 기준으로 첫 손실을 봤지만 연간으로는 수익을 올렸다. 메자닌 투자에 강한 라임자산운용의 멀티 전략 펀드 ‘라임 새턴 1호’도 12.99% 수익을 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펀드매니저로 활약했던 박현준 대표가 차린 씨앗자산운용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 설정된 ‘씨앗멀티-仁(C-S)’ 펀드와 ‘씨앗멀티-眞(C-S)’ 펀드는 한 해 동안 각각 17.72%, 17.98%의 수익을 올렸다.

타임폴리오운용 헤지펀드운용본부장 출신인 안형진 대표가 운용을 총괄하는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Billion Beat’ 펀드 시리즈는 연간 기준 0~1% 사이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10월 급락장에서 고전한 탓이다.

국내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 한 해 11조원가량 증가해 총 23조3000억원 규모가 됐다.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일로를 걷는 것과 대조적이다. 새해엔 타임폴리오와 라임 등 주요 헤지펀드 운용사가 공모 운용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소액 투자자도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등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기회가 많아진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