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기에 처했다. 그의 전 변호사가 트럼프의 지시로 선거자금법을 어겼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제 트럼프에게 있어 오는 11월 있을 중간선거의 승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 증시의 영향을 감안하면 남북경협주와 중국 소비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전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은 지난 21일 뉴욕 연방법원에서 트럼프와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두 여성에게 선거자금을 사용해 '입막음' 비용을 지불했다며 선거자금법 위반을 인정했다. 이는 2016년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위한 것이었고, 특히 트럼프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증언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에게 가장 큰 위험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의회가 탄핵 절차를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은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청문회를 거쳐 전체 하원 투표에 부쳐진다. 하원 의원의 과반수 이상이 탄핵안에 찬성하면 상원에서 최종 재판을 받게 된다. 상원 의원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대통령 직위를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의 공화당이 의회 장악을 유지한다면 탄핵을 피할 수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는 공화당이 민주당에 4~11%포인트 차로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다. 중간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트럼프는 남은 기간 지지율을 역전시켜야 한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협상, 북한과의 핵협상을 중간선거의 승리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면 공화당 지지율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민감한 시기에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때문에 11월 중간선거 전까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또 북한과의 핵 협상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카드다. 집권 초기를 제외하면 트럼프의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 6월4일이었다.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발표했던 날로, 북한의 핵 위협 제거가 미국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노리고 9~10월께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꾀한다면, 한국 증시의 북한 개방 관련주와 중국 소비주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관련 업종으로 건설 기계 화장품 여행레저를 꼽았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