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해소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상승했다. 오래간만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연출됐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18포인트(0.99%) 오른 2270.06으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미국 시간으로 오는 22~23일 열리는 차관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흘째 올랐다. 장 초반 보합권에 머물렸던 이날 코스피는 기관에 이어 외국인도 '사자'에 가담하면서 튀어올랐다. 기관은 장 막판 소폭의 '팔자'로 태도를 바꿨지만 상승 마감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는 등 최근 들어 중국이 수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환율을 달러당 6.83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보다 위안화 가치를 0.52% 높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춰 무역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연일 공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상 고시가 나온 것이다.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던 무역분쟁 우려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등 낙폭과대주로 매기가 쏠렸다.

외국인이 106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23억원과 162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차익 순매도, 비차익 순매수 등 전체적으로 564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 전기전자 의약품 등의 업종이 상승했고, 통신 전기가스 운송장비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희비가 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이 올랐고, 현대차 LG화학 네이버 등은 약세였다.

저가매수 기회라는 분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와 4% 올랐다. 삼성전기는 2차전지 시장 성장 기대감에 7% 급등했다. 증시 상승에 증권주들도 강세였다. KTB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이 4~10%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2% 넘게 올랐다. 17.37포인트(2.26%) 상승한 787.15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27억원과 137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2349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회계처리 이슈가 일단락됐다는 진단에 제약·바이오주들이 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에이치엘비 등이 2~4% 뛰었다. 삼본정밀전자는 주당 신주 4주를 배정하는 대규모 무상증자 결정에 7%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70원 내린 1118.40원을 기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