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회계법인들이 입사 축하금을 내걸고 감사 수당을 신설하는 등 ‘신입 회계사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11월 ‘주식회사 등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회계사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된 데 따른 고육책이다.

1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올해 입사하는 신입 회계사들에게 ‘입사 축하금’을 100만원씩 주기로 했다. 다른 곳에서 옮겨오는 회계사에게도 경력 및 직급에 따른 특별 상여를 100만원 이상 지급할 계획이다. 또 ‘감사 수당’을 신설해 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회계사를 대상으로 직급별 10만~5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딜로이트안진도 신입 회계사에게 100만원의 입사 축하금을 줄 계획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회계사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향상을 위해 징검다리 연휴 앞뒷날을 통째로 쉬는 ‘블록 홀리데이’ 제도도 운영한다”며 “해외 파견 경험 제공, 본부 간 이동 기회 부여, 글로벌 교육 기회 등 경력 계발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회계법인들이 신입 회계사에게 입사 축하금을 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회계사 공급이 수요보다 적다 보니, 회계법인들이 신입 회계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축하금이나 복지정책 등을 내걸고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일PwC도 최첨단 스마트 오피스 근무 환경, 업계 최초 직장어린이집 운영 등을 앞세우고 있으며 삼정KPMG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신입 회계사 연봉 인상, 초과근무에 대한 ‘재충전’(리프레시) 휴가제 등을 도입했다.

올해 삼일PwC(300명), 삼정KPMG(350명), EY한영(350명), 딜로이트안진(300명) 등 ‘빅4’의 채용 예정 인원은 1300여 명이지만 신규 배출 예정 회계사 수는 900여 명으로 이보다 약 44% 적다. 반면 외감법 시행 등으로 외부 감사 대상 기업 수는 3만3000여 곳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하는 등 일감은 늘어날 전망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