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낸 보고서에서 “지금처럼 시장에 뚜렷한 매수 주체와 호재가 사라진 상황에서는 자회사 상장 소식이 모회사 주가 상승의 방아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량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엔 보유 지분가치 재평가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팔아 발생하는 구주매출은 재무구조 개선의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최근 IPO 관련 제도가 손질돼 그 어느 때보다 중소·중견기업이 신규 상장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도 특례상장이 가능하도록 상장 요건을 완화했다. 올 들어선 벤처기업 신주에 자산의 15%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코스닥벤처펀드도 출범했다.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자회사 상장을 앞둔 중소형주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14개 종목이다. 이 중 업황 개선과 저평가 매력까지 갖춘 코스닥 상장 종목으로 지란지교시큐리티, 이지바이오, 아이즈비전, 민앤지 등을 추천했다.지란지교시큐리티는 정보보안 컨설팅 자회사 SSR을 다음달 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이지바이오는 동물질병 진단과 이종장기 연구 등의 사업을 벌이는 옵티팜 상장을 위해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아이즈비전은 통신장비업체 머큐리 를, 민앤지는 가상계좌 및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인 세틀뱅크 상장을 각각 준비 중이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신영증권은 21일 민앤지에 대해 계좌간편결제 수혜 기업이라며 목표주가 3만원, 투자의견 매수로 커버리지를 재개했다. 장원열 연구원은 "휴대폰번호도용방지서비스, 휴대폰간편로그인 등을 통신사 부가서비스로 출시했다"며 "2016년 가상계좌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세틀뱅크를 인수해 핀테크 영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세틀뱅크는 지난해 3조원의 거래액을 통해 1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세틀뱅크는 신용카드 대비 월등히 낮은 수수료율로 거래비중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이 진행중"이라며 "올해도 높은 성장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민앤지의 주식투자노트 성장세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장 연구원은 "통신 3사 및 제휴사의 협력을 통한 퍼블리싱 역량 덕분"이라며 "안정적인 매출원(민앤지)와 성장동력(세틀뱅크)를 모두 보유한 상황으로, 국내소프트웨어기업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에 20% 할증한 22.5배와 올해와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평균을 적용한 목표주가 3만원으로 커버리지를 재개한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휴대폰 부가서비스 업체인 민앤지가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제재 발표 불과 하루 전 매수 추천 리포트까지 나온 터라 투자자들이 받은 충격이 크다.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 정기 보고서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민앤지와 한국전파기지국 두 곳에 과징금 등 제재 처분(11일)을 내렸다고 12일 발표했다.증선위에 따르면 민앤지는 2016년 10월 가상계좌 중계서비스 업체인 세틀뱅크 지분 47%를 인수하면서 유상증자(250억원 규모)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당시 투자자가 보유하게 된 민앤지와 세틀뱅크의 지분에 대해 특정 조건에서 회사에 매도할 수 있는 조건부 풋옵션 약정을 체결했는데, 이 같은 약정을 주석에서 빠뜨렸다. 이에 따라 민앤지는 과징금 3억160만원을 부과받았다.증선위는 담당 임원에 대한 해임 권고와 함께 2년간 지정 감사인을 통해 외부감사를 받도록 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민앤지의 주식 매매를 정지시켰다. 거래소 관계자는 “2년 이상의 외부감사 조치나 임원해임 권고 조치는 상장적격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며 “내달 3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민앤지는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른 시일 내 거래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파기지국은 2011~2017년 토지 임차료를 잘못 인식해 매출 및 매출원가에서 오류를 범했다. 증선위는 과징금 1억1300만원과 감사인 지정 1년 처분을 내렸다. 한국전파기지국은 거래 정지는 피했다.증권업계에선 세틀뱅크 인수 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민앤지가 이 같은 제재 조치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민앤지를 추천한 보고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제재를 받으면서 충격이 더 크다는 평가다.한 대형 증권사는 지난 10일 “가상계좌와 간편결제 사업을 하는 자회사 세틀뱅크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민앤지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주가(3만원)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는 담당 연구원 예상 밖의 결과”라고 말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