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은 8일 중국의 소비재 관세 인하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인하에 따른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및 소비 수요 감소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에게는 판매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긍정적 뉴스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일반 소비품 수입관세 인하에 관한 공고'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의류, 신발, 모자, 주방용품, 체육용품 등에 대한 관세는 15.9%에서 7.1%로,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부과됐던 관세는 평균 20.5%에서 8.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수산물과 음료수 등 가공식품에 대한 관세는 15.2%에서 6.9%로, 화장품과 일부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8.4%에서 2.9%로 낮아진다.

이 증권사 전영현 연구원은 "이번 관세 인하를 통해 새로 적용된 최혜국(MFN) 수입 관세율이 현행 잠정 세율과 같거나 소폭 낮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관련 산업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잠정세율은 최혜국 협정세율 등을 적용하는 수입품에 대해 일정기간 적용하는 세율로, 2015년부터 중국은 지속적으로 잠정세율을 낮춰왔다. 화장품 및 생활용품 수입품에 적용되고 있는 잠정세율은 2~5%로 낮아진 수준이다.

전 연구원은 "이번 최혜국 세율 인하는 실질적인 관세 인하 효과보다는 현행 잠정세율을 고정세율로 변경 적용했다는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입품 관세 영향은 수입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화장품 산업에서 가장 잘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는 "최근 중국 상무부가 진행한 유통업체 및 소비자 대상 '수입상품 수요 조사'에 따르면 23.7%가 '매장 상품 구성 중 50% 이상이 수입 제품으로 이뤄져 있다'고 답했다"며 "9.2%의 유통업체들과 38%의 소비자들이 향후 1년내 수입 화장품 구매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중국인의 수입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 소비재 수입 관세 인하로 중국 내 화장품 등 일부 산업의 전반적인 가격은 낮아진 관세만큼 소폭 하락할 것"이라며 "절대적인 소비자 가격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에게는 이번 인하가 판매량(Q)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긍정적 뉴스"라고 했다.

이번 관세 인하 정책은 명품 등 고가 소비재에 대한 중국인들의 늘어나는 해외 소비를 자국으로 돌릴 수 있는 ‘내수 소비 진작’ 정책의 일환으로 금번 정책으로 인한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수 감소 및 한국 내 쇼핑 수요 축소 등의 우려가 존재한다.

그는 그러나 중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는 기본적으로 쇼핑보다는 관광의 목적으로부터 발생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에서 인바운드 관광객 축소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판단했다. 또 면세점의 세금 감면 혜택이 수입품의 관세 절감 혜택보다 절대적인 금액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실질적인 관세 인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번 관세 인하가 중국인의 한국 내 소비를 훼손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