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31일 삼성전자에 대해 잠재적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주가는 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만6000원을 유지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전날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각각 2298만주와 402만주를 블록딜로 장외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 매각으로 두 회사의 합산 지분율은 삼성전자의 잔여 자사주 소각 후에도 9.9997%에 그치게 되므로 금산법(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 규정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고, 대주주 적격심사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행 금산법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매우 정교하게 10%룰을 맞췄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은 자사주 소각을 위한 선제적 조치의 성격이 크고, 금융당국의 요구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며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0%룰 이슈는 피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며 보험업법 개정안에 따라 삼성전자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가 '시가' 평가로 바뀌면 삼성생명의 경우 이른바 3%룰 이슈가 닥치게 된다고 진단했다. 1분기말 현재 삼성생명의 일반계정자산 총계는 211조원이므로, 이의 3%인 6조3000억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는 문제의 소지가 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둘러싼 삼성의 지배구조 이슈는 금산법 24조, 보험업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11조, 지주사법, IFRS 17,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3심 재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예상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눈 앞에 닥친 리스크는 피했다고 볼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6.5배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잠재적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주가는 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