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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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이슈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연일 불안한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반도체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

25일 오전 11시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700원(1.36%) 오른 5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300원(2.43%) 오른 9만6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7% 가까이 급등하며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날에도 2%대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가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불안한 장세 속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데에는 견조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실적 등을 통해 확인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 4조3000억원으로 역대 두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는 5조1412억원에 달한다.

◆미국 반도체 종목 호조…"한국에서도 이어질 것"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이 상승하는 것에 비해 국내 반도체의 상승세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에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최근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상향 여파로 기관 투자자들의 지분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상승했다"며 "브로드컴, 마이크로칩테크, AMAT 등 반도체 관련주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황이 유사한 마이크론이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인 점을 들어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업황 호조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최근 크게 올랐고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며 실적 기대감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반등하고 있다"며 "최근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보면 반도체,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부품 등인데 코스닥 시장에서도 관련 종목들이 최근 많이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사업부 등 반도체 외 사업부들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측면에서 매력적인 업종은 단연 정보기술(IT)업종"이라며 "국내 IT 반도체, 하드웨어 업종들은 견고한 펀더멘털에도 그간 거시경제 변수 악재에 주가가 동조되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미국 IT 기업과 디커플링 현상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수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을 감안했을때 견고한 업황 전망이 확인된다면 반도체 업종의 추가 이익 개선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매수세 유입…"주도주 수익 주체 바뀌었다"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 역시 긍정적이다.

주가가 크게 뛰었던 지난 23일까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수는 3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도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오랜만에 반도체 업종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번 상승을 이끈 수급 주체는 바로 외국인이었다"며 "반도체 업종이 상승전환한 것은 이번주지만 사실 얼마 전부터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4월말~5월초 수익률 상위 업종의 순매수가 개인, 순매도는 외국인이었던 반면 5월 중순, 수익률 상위 업종의 순매수는 외국인이고 순매도가 개인으로 변화했다"며 "주도주를 만드는 수급 주체가 개인에서 기관 또는 외국인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이 매수하는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