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선진 금융시장, 시차 두고 亞에 영향… 한국 기업도 선제대응 능력 키워야"
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4시30분

유럽계 투자은행(IB) UBS의 데이비드 친 아시아 기업금융부 대표(사진)는 30일 “금리 인상,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 등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차를 두고 아시아에 영향을 미친다”며 “한국의 금융회사나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친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UBS는 이 같은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유럽과 미국 기업들의 ‘모범 사례’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고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교보생명이 한국 생명보험사 최초로 외화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친 대표에 따르면 UBS는 유럽에서 보험사 자본건전성 규제인 ‘솔벤시Ⅱ’가 도입될 때 규제당국을 자문했다. 규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유럽 보험사들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을 도왔다.

그는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교보생명에 선제적으로 해외 시장을 노크하라고 조언할 수 있었다”며 “교보생명은 지금보다 훨씬 낮은 금리에 성공적으로 외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UBS는 지난해 한국 대표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올초 임병일 전 크레디트스위스 지점장을 한국 대표로 선임하고 나서야 철수설은 가라앉았다. 이에 대해 친 대표는 “UBS는 1989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철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UBS 전체 IB 부문 세전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에서 한국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올 1분기 한국에서 인수합병(M&A) 자문 실적 1위(완료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UBS는 LS그룹이 국내 1위 자동차 전장 부품업체인 LS오토모티브를 미국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는 거래를 최근 자문했다. 친 대표는 “UBS가 평소 KKR과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들과 긴밀히 일해왔기 때문에 최적의 인수 후보를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UBS는 프랑스 로레알그룹에 넘어가는 여성 화장품 및 패션 온라인쇼핑몰 ‘스타일난다’의 경영권 매각 자문도 맡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