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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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역대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양호한 이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오는 2분기에는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을 기록,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긍정적인 이익 전망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일 오후 1시20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100원(0.12%) 내린 8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기록한 최고가 9만1500원에 비하면 10% 이상 빠진 금액이다.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4배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끊이지 않는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

SK하이닉스의 주가 부진에는 외부적인 요인과 업황 고점 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고점(Peak-Out) 논란이 SK하이닉스의 저평가를 이끄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고점을 기록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쇠퇴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과 낸드 공급 증가율은 21.2%, 44.6%를 기록하는 한편 수요 증가율은 19.6%와 38.2%에 머물러 수급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최근 하락 중인 반도체 현물가격은 약세가 이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PC) 시장 부진 및 암호화폐가격 하락의 영향이 점차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봤다. 송 연구원은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발표 후 유일하게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 더해 국제적 불확실성 확산도 SK하이닉스의 주가 뒷걸음질을 유발했다. 중국-미국 간 무역전쟁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갈등이 내재한 상황인 데다가 미국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최근 나흘 동안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순환매 국면이 펼쳐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들은 코스피지수와 함께 하락세를 나타냈다.

◆2분기 영업이익 5조원 전망…"D램 기업 수요 증가"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5조 전망에도 '부진'…이유는?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익 모멘텀이 이어질 것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2분기 및 올해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을 5조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5조2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5조1600억원을 예상했고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5조1000억원을 제시하는 등 10여개 증권사가 5조원이 넘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놨다.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을 예상하는 이유는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D램 수요 주체가 개인에서 기업으로 이동하면서 D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자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D램의 경우 모바일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주·중화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 D램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사업체들의 재고 축적 본격화에 따른 PC 및 그래픽 등 기타 수요 또한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서버 고객들의 수요가 예상치를 상회해 출하량 증가율이 14%에 달할 전망"이라며 "낸드 역시 1분기에 출하량 증가율이 감소한 기저 효과로 인해 2분기에는 18%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D램의 1X 나노 전환과 낸드의 72단 양산이 진행되면서 초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