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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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가운데 현대모비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변화의 중심에 서면서 주가가 출렁이는 등 불안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의 모듈·사후서비스(AS) 부품 사업이 현대글로비스로 넘어가는 데 따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조정 기간을 거친 뒤 성장성이 재평가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0일 오전11시4분 현재 현대모비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만5000원(5.91%) 내린 2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8일 6.73% 오른 26만150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이틀 연속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이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8일 장 마감 후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업계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투자회사 3곳을 묶어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아왔다. 그만큼 ‘예상밖의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먼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 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한다. 나뉜 모듈·AS 부품 사업은 현대글로비스가 0.61 대 1의 비율로 합치게 된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넘기는 모듈·AS 부품 사업은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약 4.5%로 소위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나온 지배구조 개편 과정은 현대모비스에 부정적”이라며 “AS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하는 고수익성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사업을 분할 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것도 문제”라며 “지난해 기준 AS 부문 매출총이익은 1조90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의 분할 비율인 0.79 대 0.21이 AS 사업을 넘기면서 받은 가치평가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올 1분기 실적 부진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박인우 미래에섯대우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여섯 분기 연속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출하 감소 및 중국 수익성 하락 등이 주원인”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모비스가 올 1분기 매출 8조7100억원과 영업이익 4790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19%가량 밑도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재평가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으로 현대모비스는 11년 만에 대주주 품으로 들어왔다”며 “지배 기업이 될 만큼 계열사 지분 가치 재평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 친화적 투자 의사 결정과 배당 정책을 통한 현금성자산이 다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친환경차와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관련 매출 증가도 기대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향후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정보기술과 접목한 자동차)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