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코스닥시장이 상승 궤도에 진입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상증자를 결정한 코스닥 기업은 총 7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5곳)에 비해 73.3% 늘었다.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한 규모도 1조58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370억원)보다 약 10% 증가했다. 발행 건수는 512건으로 지난해(263건)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코스닥 랠리 속에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월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뒤 상승세를 탔다. 올 들어서만 11.1% 올라 코스피 상승률(0.7%)을 웃돌았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같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려 해도 적은 주식만 발행하면 된다는 점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률이 높아지는 등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쉬워진 것도 증자가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각각이다. 대체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신규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에는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도 한다. 최근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필룩스와 폴루스바이오팜 등은 발표 이후 각각 252.1%, 206.7%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기업 중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신사업 투자 목적이라 하더라도 사업의 성공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