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급락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반등하고 있지만 상승 탄력과 속도에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증시의 주요 지수는 미 국채금리 급등 여파에 따른 충격 전 고점의 절반까지 올라섰다. 한국과 일본, 유럽 주요국 증시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걸음이 더디다.

최근 2주간 미국 증시 6% 올랐는데… 한국은 2.7% 상승
2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바닥을 찍은 미국 뉴욕증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일부터 23일까지 6.08%(23일 종가 25,309.99)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사상 최고치(26,616.71)를 기록한 뒤 2주 만에 10.36% 빠졌지만 이후 2주 동안(2월9~23일) 6.08% 반등해 낙폭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이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증시도 하락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미국발 증시 급락 쇼크에 10% 가까이 빠졌던 홍콩 H지수는 최근 들어 저점 대비 7.84% 올랐다. 8% 이상 급락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09% 반등했다. 춘제(春節·중국 설) 직전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발표가 지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독일(1.82%), 영국(1.03%) 등 유럽 주요국과 일본(2.39%) 한국(2.77%)은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사상 최고치(종가 2598.19)를 기록했지만 이후 8거래일 만에 9.02% 내려갔다. 2500선과 2400선을 차례로 내주고 지난 9일에는 2363.77까지 떨어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다음달 초 이탈리아 총선과 독일 사민당 정당투표 등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됐다”며 “일본은 엔화 강세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윤정현 기자 hit@h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