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계절적 성수기·소비심리 회복세… 유통주 반등이 시작됐다
올 들어 유통업 지수는 지난 20일까지 0.7%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대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흐름이다.

최근 2~3년간 실적 부진으로 저조했던 대형마트, 백화점 등 전통 유통주의 반등이 특징이다. 반면 홈쇼핑, 편의점 등의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과 계절적 성수기, 소비 개선 기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2016년 11월 이후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하락했다. 국민의 관심이 정치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2016년 들어 3분기까지는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2% 정도 꾸준히 늘었지만 4분기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지난 4분기 이후엔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도 작용하고 있다. 유통업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의류다. 의류 성수기는 고가 외투가 많이 팔리는 4분기다. 특히 이번 겨울은 강력한 한파와 평창동계올림픽 상품 등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4분기 백화점의 스포츠(패딩 등 아웃도어 제품군 포함)군 매출은 평균 9.8% 증가했다. 의류 전체 매출도 2.2% 증가했다.

최저임금이 오른 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진 점도 주가엔 긍정적이다. 동시에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3개월 동안 유통업종의 주가는 30% 정도 상승했다. 정권 교체 등에 따른 소비심리지수 개선 때문이었다. 지난해 1월 93.3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소비심리지수는 같은해 7월 111.2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소비심리와 달리 지난 6월 이후 업종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올해 유통업종은 ‘상저하고’ 형태를 보이며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지난해 4분기 이후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은 연중 계속될 전망이다.

유통업체 중 시가총액 상위 업체에 속하는 백화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주가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통 대장주인 롯데쇼핑은 실적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중국 롯데마트 매각이 하반기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과 면세점 개장 등이 올 4분기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이어진다. 신세계 역시 온라인 부문 분할·합병 신설 및 신규 면세점 개장 등이 올 하반기에 집중된다. 이마트는 중국 부문 완전 종료, 면세 부문 매각 계획, 온라인 부문의 실적 개선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정부 규제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 규제가 발표되면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최저 임금 인상률이 확정되면서 대형마트 주가는 단기적으로 2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대형마트 출점규제 등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유통업체의 주가가 부진했다. 지난해 12월 홈쇼핑 판매수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중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종목은 롯데쇼핑과 홈쇼핑 업체들이다. 홈쇼핑은 지난해보다 성장폭은 줄겠지만 제한적 투자와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긍정적이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현금성자산은 시가총액의 평균 30% 이상이다. 주가 하락 시 방어적 성격에서 접근해볼 만하다.

롯데쇼핑은 실적 개선 여부와 중국 마트 매각과 관련한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마트 부문 매각은 지난해 말까지 끝날 예정이었지만 가격 협상 및 중국 현지 이슈로 지연됐다. 매각 의지는 확고한 상태라 매각이 결정되면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신세계도 주목할 만하다.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외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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