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은 변동성 큰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종목 선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압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회복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다시 올 반등장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눈높이’ 높아지는 종목 주목

뉴욕발 롤러코스터 장세… 실적주 너만 믿는다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발빠른 투자자들은 올 1분기 실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1분기 상장사 실적 전반에 대한 눈높이는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실적 전망치가 있는 181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총 49조2729억원이다. 전년 동기(42조5918억원)에 비하면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작년 말에 추정했던 규모(51조6890억원)보다는 4.67% 낮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작년 말보다 적자 전망치 확대) 현대중공업(작년 말 대비 최근 전망치 48.0% 감소) 등 조선주를 비롯해 LIG넥스원(-30.8%) 한화테크윈(-19.5%) 등 방위산업주와 LG디스플레이(-49.6%) LG이노텍(-38.1%) 등 정보기술(IT) 부품주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작년 말 이후 크게 감소했다.

작년 4분기에 깜짝 실적을 낸 금호석유화학(19.5%)과 하나금융지주(11.9%), 유진테크(16.4%)와 실리콘웍스(16.1%) 펄어비스(15.5%) 등에 대한 예상치는 크게 올라갔다. 전년 동기 대비 올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삼성SDI(8.1%) 파트론(8.2%)도 한 달여 사이 눈높이가 상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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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 전망치는 앞으로 예상되는 거시경제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1분기 실적전망치가 올라간 종목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단기 주가 하락폭이 컸던 반도체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소재·금융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낙폭 컸던 코스닥시장 알짜주는

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실적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데다 성장동력까지 갖춘 종목 중 최근 ‘미국발 충격’에 조정폭이 컸던 코스닥 종목들을 주목했다. 한동훈 파트너는 파라다이스와 쇼박스 등 레저·엔터주를 추천했다.

파라다이스는 파라다이스시티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됐고 평창동계올림픽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효과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쇼박스에 대해서는 “넷플릭스 등장으로 판권 수익이 늘 수 있고 중국 상영용 영화 제작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평가했다.

이상엽 파트너는 최근 조정장에서도 작년 호실적에 힘입어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기업 하이비젼시스템과 바이오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가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로 저평가 매력도 두드러진다”는 게 그의 평가다.

김남귀 파트너는 1분기 실적 기대주로 모두투어를 꼽았다. “평창올림픽 특수에 저비용항공사(LCC) 공급 증가에 따른 항공 여객 확대가 실적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모두투어가 2015년 인수했지만 실적에 도움이 안 됐던 자회사 자유투어의 변신도 기대된다. 2015년 53억원, 2016년 3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자유투어는 지난해 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16억원 규모로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파트너는 “국내 반도체 전공정업체 중 고객사와 전방 제품의 다변화가 가장 잘돼 있는 피에스케이도 관심주”라며 “투자심리 악화에도 실적 개선이 뚜렷한 기업은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