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8일 오후 1시40분

국내 벤처캐피털(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아모레퍼시픽이 함께 투자한 호주 바이오기업 엘라스타젠이 미국 보톡스 1위 기업 엘러간에 매각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투자 기업들은 이번 인수합병(M&A)으로 투자 원금의 12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해외 투자를 시작한 국내 VC의 첫 투자 회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8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기업인 엘러간은 최근 엘라스타젠을 2억6000만달러(약 282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엘라스타젠은 세계 최초로 ‘트로포엘라스틴’이라는 원료를 생산한 업체다. 트로포엘라스틴은 콜라겐 등과 함께 피부의 세포 외 기질인 엘라스틴을 구성하는 단위 물질이다. 튼살 치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라스타젠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기도 했다. 엘라스타젠을 인수하는 엘러간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미국에서 보톡스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12월 호주 현지 VC 2곳과 함께 엘라스타젠에 총 1000만 호주달러(약 86억원)를 투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당시 운용 중이던 ‘한국투자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로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인 500만 호주달러(약 43억원)를 투자해 이 회사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7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엘라스타젠의 국내 판권과 관련한 라이선스 우선협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M&A로 엘러간과의 협상을 통해 제품 개발 등에 나서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