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미국발 충격에 하락하는 국내 증시…"저가매수 준비"
미국 증시 급락 여파에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한 만큼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1.93포인트(2.89%) 내린 2419.82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2450선을 유지했지만 점차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39.05포인트(4.55%) 하락한 819.17에 거래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쇼크 여파다. 다우지수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4.6% 하락한 24,345.7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4.10%와 3.78%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의 급락은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폭락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금리 급등과 웰스파고에 대한 중앙은행의 이사교체 명령 등에서 찾을 수 있지만, 최근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 증가 및 고빈도 매매 영향이 사태를 확대시킨 것"이라며 "2010년 5월6일 다우지수는 9% 이상 폭락했던 시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당시 급락은 그리스가 이전에 발표했던 것 이상의 국가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뉴스 보도로 촉발됐지만 주가 하락 확대시킨 요인은 일부 운용사가 E-mini S&P 500 선물 매도를 시작하면서 고빈도 매매를 촉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0년 5월9일 그리스가 IMF에 구제금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상승추세로 복귀했고 11월6일엔 직전고점을 돌파했다.

홍 연구원은 "경기 여건이 매우 견조할 뿐만 아니라 파월 신임 의장도 '금융부문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훨씬 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발언할 정도로 안정적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며 "따라서 2010년처럼 조정 후 상승 흐름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저가 매수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1990년대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 구간의 증시 하락압력은 전년대비 수익률 기준 최대 20%로 경기상황을 확인한 후 상승을 재개했던 사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현 시점에 대입해보면 다우지수 기준 단기 저점은 23,00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가매수를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코스피 평균지수를 2530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저가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며 "올 상반기 이익전망 하향조정이 진행중인 만큼 거시 모멘텀과 연동될 수 있는 업종 대표주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저평가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 상승에 연동성이 큰 업종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유 산업재 금융 소재 등이 이에 해당한다"며 "실적까지 양호한 쪽은 정유 화학 은행 증권 비철금속으로 추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유망종목군으로 두산 화승인더 대우조선해양 하나금융지주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를 꼽았다.

코스닥도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상승동력이 재차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과 기관 수급여건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시각을 유지한다"며 "다만 높아진 금리레벨로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더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변동성 확대는 감안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지수 820선을 1차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코스닥 820은 12개월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8.21배로 2018년 저점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