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냈다. 실적은 이제 막 흑자로 돌아섰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지 1년여 만에 주가는 세 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세계 CMO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몸값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이 종목] 작년 흑자전환 성공한 삼성바이오, 상장 1년여 만에 시총 '톱5' 정조준
◆1년여 만에 세 배 상승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일 5000원(1.14%) 오른 44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2016년 11월10일 상장한 이후 최고가다. 이 회사 공모가는 13만6000원이었다. 당시 45 대 1을 기록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을 뚫은 투자자가 이날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률이 226.10%에 달한다. 올 들어 외국인(954억원)과 기관투자가(1693억원)의 순매수가 동시에 몰리면서 지난달 처음 40만원을 넘은 이후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상장 첫날 9조5278억원이던 시가총액은 1년여 만에 29조3442억원으로 늘어났다.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으로 네이버(30조4246억원)와 LG화학(29조5429억원)만 제치면 ‘톱5’에 진입할 수 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6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4598억원)도 전년보다 56.08% 늘어 처음 4000억원을 넘어섰다. 당기순손실은 991억원에 달해 전년(1768억원)에 이어 적자 상태를 유지했다. 자회사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손실 때문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의 유럽 판매량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후속 상품 개발 비용 및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말했다.

◆3공장 가동률이 관건

이달 들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최고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53만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공장 3개를 지었으며 추가로 4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공장의 가동률 2021년 80%에 이르고 4공장도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을 감안해 기업 가치를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040억원, 영업이익은 1140억원이다.

지난해 말 준공한 3공장은 올 하반기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3공장의 생산능력은 18만L로 기존 1공장(3만L), 2공장(15만L)과 합치면 총 36만L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30만L)과 스위스 론자(28만L)를 뛰어넘는 세계 1위 규모다.

자체 생산 역량이 부족하거나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을 아웃소싱(외주)하는 세계 제약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공장 물량의 수주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3공장 생산능력의 절반 규모를 수주하는 게 이 회사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도 아시아지역 한 제약사와 1124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15개 이상의 기업과 30개 이상의 제품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