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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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9일 장중 2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신흥국 증시와의 수익률 격차는 아직까지 상당하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신흥국 증시는 15%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2600선에 올라섰지만 3%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이같은 차이는 이 기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수출기업들에게 원가와 실적 부담을 가중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달러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5.89% 하락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경기 모메텀이 글로벌 대비 크게 미진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기에는 원·달러 환율의 급락도 영향을 미쳤다"며 "또한 하필 그 시점에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이슈가 등장하며 IT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고 이는 우리나라의 이익 모멘텀을 유독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민감주의 어닝 모멘텀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대비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유가, 인플레 플레이로 그 수익률이 갈렸다"며 "소재, 산업재는 글로벌 증시 흐름을 따라 갔고, 반도체는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코스피 2600 돌파] '최고치' 코스피, 신흥국과 격차…이유는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아왔던 반도체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전의 트리거는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을 4조4700억원으로 공개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외화손실(2620억원)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컨센서스(영업이익 4조3300억원)를 상회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 불안감을 완화시켜주는 전환점이 됐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발 수요가 견고함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서버 D램 가격이 여타 제품 대비 20~30% 이상 높아 서버 D램이 모바일 D램 수요를 흡수한다면 D램 평균제품가격에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 수출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수출주 환율 부담이 완화될 때까지 IT 업종내에서는 반도체로 슬림화할 것을 제안했다. 반도체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실적발표를 전후로 실적 불확실성 완화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그는 "IT 업종 내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라며 "향후 한국 반도체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갭 메우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