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달러당 1,060원선 위협…원/엔 환율도 큰폭 하락
'弱 달러' 분위기 팽배…"당국 개입 제한적" 분석도 한몫
새해 벽두부터 환율 곤두박질…3년2개월 만에 최저
원/달러 환율이 2018년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큰 폭으로 내려 달러당 1,060원 선을 위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당 1,06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인 지난해 12월 28일 종가보다 9.3원 낮은 수준이다.

1,060원대 환율은 장중 저가 기준으로 2015년 4월 30일(달러당 1,068.0원) 이후 처음이다.

장중 전저점인 달러당 1,066.6원(2015년 4월 29일)도 하향 돌파했다.

이로써 장중 전저점은 달러당 1,052.9원(2014년 10월 31일)으로 낮아졌다.

종가 기준으로도 달러당 1,055.5원(2014년 10월 30일) 이후 가장 낮다.

3년 2개월 만의 최저 수준 환율이다.

국제적인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통해 이날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NDF 동향을 반영해 개장과 동시에 1,070원 선이 무너진 환율은 이후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1,060원까지 위협했다.

코스피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더해지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을 보이는데, 중국 당국이 이날 위안화 환율을 하락 고시한 것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전체적인 약(弱) 달러 분위기에 중국이 오늘도 위안화를 강세로 고시한 영향"이라며 "지난해 9월 11일 이후 위안화가 가장 비싼 시세로 고시됐다"고 말했다.

낙폭이 커지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났다.

1,060원 선을 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 시장 참가자는 "원화만 튀는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당국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수출에 영향을 주는 원/엔 재정환율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장 막판 당국은 달러화 매수 개입으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시도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다만 당국의 개입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환율은 하락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환율에 대해 "급격한 변동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처해야겠지만 일단 전체적으로는 시장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급격한 환율 하락은 부담스럽지만, 노골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의미로도 풀이됐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원/엔 재정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후 3시 55분 현재 100엔당 941.88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7.82원 낮은 수준이다.

뉴욕 종가 기준으로 2015년 12월 4일 100엔당 938.89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