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망] 한진重·한국항공우주·쌍용車·금호타이어 등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상장사의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작년에 코스피지수를 6년 동안의 박스권(1800~2200) 밖으로 끌어올렸던 실적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사상 최대 실적 기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204개 종목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총 215조6519억원이다. 작년 추정치(187조4044억원)보다 15.1% 늘어나는 규모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돌파하는 건 사상 처음이다.

2017년 추정 영업이익 증가율인 38.1%에는 못 미치지만 실적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1963조683억원, 순이익은 165조4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3%,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출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이익률 증가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진중공업 한국항공우주 쌍용차 금호타이어 등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4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중공업은 적자 규모를 2000억원대로 줄이는 데 그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2019년은 돼야 실적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8조∼9조원 수준의 신규 수주를 달성해 2019년 매출이 7조3000억원 수준으로 회복하면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 97개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유가증권시장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기업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총 6조5920억원이다. 작년의 4조7352억원보다 39.2% 불어나는 규모다. 추정 매출(45조8537억원) 증가율은 20.9%, 순이익(5조2475억원) 증가율은 28.3%에 달한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뿐 아니라 바이오, 전기차 등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포진해 있다”며 “이들 주도로 올해 코스닥시장의 이익증가율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비해 높고 주가 상승 여력도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내수경기 활성화와 혁신 성장산업 육성 정책도 코스닥시장에 강한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 변수에 촉각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작년까지 상장사들의 이익과 코스피·코스닥지수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았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이어 개선세를 이어간다면 지수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최근 실적개선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기반한 것”이라며 “올해도 매출 성장을 동반한 이익 증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수의 방향도 점진적인 우상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러당 1070원 선까지 떨어진 환율은 수출주 비중이 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환율은 작년 11월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져온 1100원 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지수 상승을 이끈 주도주가 정보기술(IT)주들이어서 우려는 더 크다. IT주는 대표적인 수출주로, 원화 강세는 부담 요인이다. 외화 표시 상품가격 상승은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원화 표시 매출액 하락은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6조원대에서 15조원대로 내려간 이유 중 하나도 환율 영향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들은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현재 코스피 상승 추세에서 실적 민감도는 더 높아졌다”며 “원화 강세가 더 심해질 경우 IT 실적 신뢰도가 약해지고 이는 외국인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