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증설=업황 호조' 신호…"팬오션·후성 등 주목해야"
업황이 살아나면서 늘어나는 제품 수요에 대응해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서는 상장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발 빠른 증설로 미래에 대비하는 종목에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팬오션은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0원(3.64%) 오른 57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브라질 발레와 27년간 철광석 장기 운송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한 뒤 이틀 연속 상승했다. 팬오션은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4832억원을 투자, 철광석 운반선 6척을 건조하기로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4년간 벌크선 발주가 줄어 신규 공급이 크게 위축된 만큼 벌크선 운임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며 “벌크선 시장 상황 개선은 2019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벌크선이 주력인 팬오션은 벌크선 운임이 상승하면 이익이 늘어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기업 케이피에스가 지난달 27일 증설을 발표한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초정밀 제어가 가능한 OLED 마스크 인장기가 주력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가 증가한 데다 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자기자본(62억원)의 절반 이상인 3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같은 날 반도체 특수가스 생산시설 증설에 554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밝힌 후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후성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2.54% 올랐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증설은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 7월 2차전지 전해질에 이어 이번 반도체 소재 증설로 내년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하는 상장사를 추려 보면 호황을 맞은 업종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케이피에스와 후성 같은 OLED, 반도체 소재 및 장비주뿐 아니라 무선충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제조하는 뉴프렉스(200억원)와 2차전지 소재주인 일진머티리얼즈(1584억원), 켐트로스(70억원)도 최근 대규모 설비 투자 소식을 알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