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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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상위 3사들이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화장품 고객사들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업체도 사업 다각화, 기업 인수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선 만큼 장기적인 시각으로 주가를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ODM 상위 3위 기업인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모두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코스맥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8% 감소한 5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55% 하회했다. 한국콜마와 코스메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54억원과 5억원으로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중국 사드 보복에 국내 고객사들의 발주가 감소하면서 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의 영향이 지속하고 있는 데다 ODM 기업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드 국면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2분기부터 화장품 ODM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국면이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로드숍 고객사가 보유 중인 재고를 해소하는 만큼 내년 1분기께 화장품 ODM 업체들의 실적이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 2분기부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 개선도 2분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장품 ODM 업체들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드 국면을 겪으면서 새로운 판로를 찾아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코스맥스는 해외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화장품제조 3위 누월드를 560억원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1991년 뉴저지에 설립된 누월드는 연 매출 1000억원을 올리는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연구원은 "인수 비용이 나간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부담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코스맥스가 국내외 1위 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사업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콜마는 제약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크림제, 액상 캡슐제, 해열진통소염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회사 콜마파마를 통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제약사업에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을 꾸준하게 내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중국 무석법인 화장품 생산시설이 완공되면서 수출 감소폭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내수 주요 고객사의 수주 확대로 수익성이, 하반기에는 무석법인 가동으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며 "점진적인 매수를 권고한다"고 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경우 중국 현지 법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중국 매출 증가율은 40%를 넘을 것"이라며 "선진국으로의 수출 또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화장품 ODM 업체들에 중장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국내 화장품 ODM 상위 3개 업체 모두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며 "당분간은 주가 흐름이 지루하겠지만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되면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