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대표 전자제품 유통단지인 나진상가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에 팔릴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나진상가를 운영하는 나진산업 주주들과 지분 100% 인수를 협의 중이다. 인수 제안 가격은 2600억원으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조정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나진산업 주주들은 1967년 회사를 설립한 고(故) 이병두 회장의 자녀 등 친인척들이다. 지난 7월 이 회장의 타계로 상속세 납부와 재산 분배가 필요해지자 회사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은 52.2%다. 자녀인 이근희 씨와 이문희 씨도 13.6%와 7.7%를 보유하고 있다.

용산 최대 전자상가단지로 한때 큰 호황을 누렸던 나진상가는 전자상거래시장 발달과 더불어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단지로 탈바꿈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엔 233억원의 영업수익(매출)과 1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IMM은 나진상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지만 인수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앞서 일부 주주가 서부T&D의 자회사인 오진상사 측에 지분을 팔기로 결정하고 SPA까지 체결했기 때문이다. 오진상사 측은 30억원을 웃도는 계약금도 납입했다.

IMM이 제시한 가격이 오진상사보다 1000억원이나 높아 대부분 주주들이 IMM 제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지만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진상사 측이 기존 계약의 효력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서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