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에누리닷컴(가격비교 전문사이트)의 투자금 90%가량을 조기에 회수하게 됐다. 에누리닷컴의 자회사인 그린웍스(엑스골프)를 315억원에 팔면서 매각대금은 펀드 투자자(LP)에 배당 형태로 돌려주고 인수 때 은행에서 빌렸던 금액은 차환(리파이낸싱)하기로 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를 공동 주선사로 선정해 360억원 규모의 에누리닷컴 리파이낸싱을 하기로 결정했다. 리파이낸싱으로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빌린 400억원가량의 인수금융 상환에 쓰인다. 부족한 30억원은 엑스골프 매각금 중 일부로 충당하기로 했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4월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YG스포츠에 엑스골프를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인수가(159억원)보다 두 배가량 높은 315억원이다. 매각대금은 대주단과 맺은 계약에 따라 인수금융 상환에 써야 하지만 LP들에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대주단인 산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이번 리파이낸싱 과정에 대거 참여하며 VIG파트너스의 선배당 결정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IB업계 관계자는 “에누리닷컴이 과거에 인수한 다른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져 리파이낸싱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VIG파트너스가 엑스골프 매각대금을 LP 배당으로 쓰면 초기 에누리닷컴 투자금 중 90%가량을 조기에 회수하게 된다. VIG파트너스는 2013년 에누리닷컴을 577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배당을 통해 154억원을 회수한데 이어 엑스골프 매각대금 중 기존 인수금융 상환을 위해 쓰는 30억원을 제외한 285억원을 돌려받을 예정이다.

VIG파트너스는 그동안 에누리닷컴을 포함해 버거킹(햄버거 체인점), 바디프랜드(안마의자), 삼양옵틱스(광학렌즈 제조사), 엠코르셋(속옷 브랜드), 윈체(아파트 창틀) 등 총 6곳에 투자했다. 지난해 버거킹을 외국계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며 투자금의 2.3배 이상을 챙겼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