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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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부진에 빠진 IT(정보기술)업종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아이폰 부품주들이 애플의 깜짝 실적 발표에 일제히 상승하면서 IT업종 전반으로 반등의 온기가 퍼져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호실적이 IT업종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2일 오전 10시34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1만1000원(7.36%) 오른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에이치도 7.21% 상승하고 있다. 인터플렉스(2.96%) 삼성전기(2.05%)도 동반 오름세다.

이 업체들은 모두 애플에 아이폰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 중이며, 비에이치와 삼성전기, 인터플렉스는 애플에 회로기판을 납품한다.

애플의 깜짝 실적 발표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애플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 증가한 454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1.67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에 애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가량 급등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출하량은 4100만대로 전년 동기 4080만대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2% 상승해 성장을 견인했다"며 "이번 애플의 실적이 주는 안도감은 아이폰 신제품의 기대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호실적으로 성장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만1000주, 3만9000주를 순매수하고 있고, 비에이치도 기관(3만3000주)과 외국인(2만9000주)이 쌍끌이 사자에 나섰다. 인터플렉스도 외국인이 1만7000주를 순매수 중이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의 주가 반등은 최근 조정이 심했던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주가를 안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예상되는 9월 전까지 한국 부품주들은 바람의 방향을 자주 바꾸며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높지만, 적어도 흔들렸던 아이폰의 믿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이폰 부품주를 넘어 부진에 빠진 IT업종 전반에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기술주의 맏형 격인 애플의 실적 호조는 이번 분기 혼재된 실적을 발표한 기술주의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기술주는 상승재개의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주의 투심 개선으로 반도체 업종의 불안요인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