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다시 국내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전문 업체 컬러레이홀딩스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예정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상장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컬러레이는 올해 국내 증시 상장한 첫 중국 업체가 된다.

이 회사는 화장품에 사용되는 진주 광택 안료(펄안료)를 생산하는 전문업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87억7000만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4억1000만원, 19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비슷한 업종의 씨큐브가 지난해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줘중비아오 컬러레이홀딩스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코스닥 상장은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상장을 계기로 생산능력 확대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러레이의 흥행 여부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추가적인 증시 입성도 결정된다. 컬러레이의 공모 규모는 532억~812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 기업을 5~10여개로 내다보고 있다. 육류가공 및 저장처리업체인 윙입푸드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까지 제출한 상태다. 이 외에도 경방차업 통얼디테크놀로지홀딩스 등도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맺었다.

중국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은 지난해 11월 오가닉티코스메틱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총 7곳 중 잉글우드랩을 제외한 6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인터내셔널 헝셩그룹 골든센츄리 GRT 오가닉티코스메틱 등이다. 올해 들어서는 '차이나리스크'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동안 신규 상장이 뚝 끊겼다.

중국 기업들을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2011년 상장 후 3개월 만에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 폐지됐던 '고섬' 사태 이후 중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 우려는 '차이나리스크'로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22개 중 이달 25일까지 8개 기업이 회계 투명성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남아있는 기업 중에서도 중국원양자원 완리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일부 중국 기업들은 재무제표만 보면 성장·수익성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면서 "회사가 제시한 숫자를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신뢰성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