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 가까이 오르면 주식형 펀드를 팔고 하단으로 떨어지면 펀드를 사는 전략을 썼습니다. 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오르면 이런 흐름이 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오온수 KB증권 연구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2011년 5월2일 종가 기준 2228.96)를 뚫으며 환매가 쏟아지고 있는 주식형 펀드에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오를수록 주식형 펀드 유입액이 늘어난 2007년의 ‘대세 상승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200선에 근접하면 앞다퉈 환매에 나섰다. 증시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움직인 만큼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평균 6.79% 수익을 냈지만, 투자금이 들어오기는커녕 오히려 4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증시가 대세 상승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면서 펀드 환매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지난주(17~21일) 주식형 펀드 환매액은 852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1000억원(주간 기준) 아래로 떨어졌다. 주식형 펀드 환매가 가장 거셌던 3월 셋째주(13~17일) 환매액(4788억원)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상당수 거액 자산가는 이번 상승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식형 펀드에 ‘뭉칫돈’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강남지역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상무)은 “주식형 펀드는 요즘 거액 자산가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재테크 상품”이라며 “얼마 전 한 거액자산가가 지점을 방문해 300억원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