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보수)를 인하했다. ETF 상품 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4일 ‘한화ARIRANG200선물레버리지’와 ‘한화ARIRANG200선물인버2X ETF’의 연간 총보수를 0.20%에서 0.06%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국내에 상장한 같은 종류의 ETF 16개 중 보수가 가장 낮다.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 상승폭의 두 배, ‘인버스레버리지(2X)’ 상품은 지수 하락폭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상품별로 차이가 크지 않다. 펀드의 보수가 장기 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과거에도 자산운용사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였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2월 ‘KODEX200ETF’의 연간 총보수를 0.26%에서 0.15%로 내리자 한 달 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같은 종류의 상품인 ‘TIGER200ETF’의 총보수를 0.09%에서 0.05%로 인하했다.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ETF 운용팀장은 “시장이 성숙한 미국은 한 ETF의 자산 규모가 수백조원에 달해 0.05% 안팎의 수수료로도 운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 ‘제살 깎기 식’ 수수료 경쟁만 치열해 운용역에게 보수를 주기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