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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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바람에 어느덧 1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사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 올렸고, 한국의 대통령은 물러났다. 국내외 정치 변수를 이겨낸 코스피는 2100선에 안착해 고점을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를 한껏 밀어올린 외국인은 쇼핑카트에 어떤 종목을 담았을까? 코스피 시장에서는 LG이노텍이, 코스닥에서는 아모텍이 외국인의 러브콜로 봄을 담아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전날 기준 26.29%로 연초 대비 8.38%포인트 증가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198만1277주를 순매수하며 보유 비중을 가장 많이 늘렸다.

F&F가 2위에 올랐다. F&F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연초 5.32%에서 13.45%로 8.13%포인트 증가했다. 코리아써키트는 6.58%포인트 확대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의 짙어진 사자세에 주가도 달아올랐다. LG이노텍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0%, F&F는 57% 뛰었다. 코리아써키트도 27% 상승했다.

세 종목 모두 실적 기대감이 높다. LG이노텍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점쳐지고 있고, F&F도 브랜드 디스커버리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가파른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는 중이다. 코리아써키트 역시 자회사 인터플렉스와 올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실적 기대감이 높은 회사들이 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아모텍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9.19%포인트 늘었다. 양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아모텍의 외국인 보유 지분은 연초 11.40%에서 이달 22일 20.59%로 증가했다. 이 기간 주가는 11% 올랐다. 모바일 부품과 자동차 전장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 전망치가 우상향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DMS, 티웨이홀딩스를 자회사로 둔 예림당도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각각 7.42%포인트, 6.95%포인트 확대됐다. 올해 DMS의 주가는 4%, 예림당은 43% 뛰었다.

이밖에 눈길을 끄는 것은 화장품주다. 목록 상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아모레G우선주 코스메카코리아 클리오 등도 외국인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부각됐던 이달에도 외국인은 러브콜을 지속했다.

아모레G우선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올해 5.07%포인트, 코스메카코리아는 4.29%포인트 증가했다. 클리오는 3.65%포인트 늘었다. 이달만 놓고 보면 외국인은 아모레G우선주 지분을 2.89%포인트 늘렸고, 코스메카코리아(2.13%포인트) 클리오(1.76%포인트)의 지분도 확대했다.

주가도 모두 상승했다. 올 한해 아모레G우선주가 14% 올랐고, 코스메카코리아(16%) 클리오(36%)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화장품 대장주 격인 아모레G를 제외하고는 코스메카코리아와 클리오는 사드 보복에 비교적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만큼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은 앞으로도 관심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당분간 매수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수급이 종목의 등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외국인의 매수 추이와 기업 실적 전망치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