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아이폰8 부품 동시 공급…인터플렉스, 4년 만에 흑자전환 예고
연성회로기판(FPCB)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 주가가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15% 오르는 등 최근 6개월 동안 주가가 74% 상승했다. 4년간 계속된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와 올해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FPCB업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공급 물량이 대폭 늘어나고 있어서다.

◆갤럭시S8·아이폰8 모두 공급

인터플렉스는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일 대비 1600원(5.08%) 내린 2만9900원에 마감했다. 그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외국인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진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달에만 네 차례 1년 최고가(종가 기준)를 새로 썼다. 2013년 11월8일(3만350원) 이후 3년4개월여 만에 3만원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12년 6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이후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3월에는 1만원 선까지 밀렸다. 2012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영향이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당시 FPCB업계는 증설이 한창이었다. 이런 수급 엇박자로 증설이 끝나고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실적 보릿고개’가 시작됐다.

인터플렉스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생산 직원을 40%가량 줄이고 비용을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신제품 연구개발은 지속해 해외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식으로 틈새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일부 경쟁사는 끝내 보릿고개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플렉스컴 세일전자 등이 문을 닫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숨통이 트이자 뜻밖의 낭보가 이어졌다. 애플이 아이폰8 화면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꾸기로 하면서 인터플렉스 등에서 OLED용 FPCB를 조달하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발주를 냈다. 인터플렉스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양대 산맥인 삼성(갤럭시S8)과 애플(아이폰8)에 모두 공급하게 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플렉스가 올해부터 애플 쪽으로 부품을 공급하게 됐다”며 “증설 설비의 감가상각도 지난해 마무리돼 외형과 내실 모두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5년 만에 첫 연간 흑자 전망

영풍그룹 계열사인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8.7% 늘어난 57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16억원, 557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올해는 적자 늪에서 탈출하는 것은 물론 2012년 이후 5년 만에 대규모 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31억원, 543억원이다. 지난해 적자 폭과 맞먹는 규모의 흑자다. 매출은 지난해의 약 두 배인 1조374억원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은 완화됐지만 물량은 두 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날 인터플렉스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제시했다.

FPCB 후공정을 위한 베트남 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 것도 호재다.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