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609억원·정의선 501억원·이재용 468억원까지 '톱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8년 연속 배당수익 1위를 기록했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16 회계연도에 1천902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려 올해 국내 기업 총수 중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의 1천771억원보다 7.4% 증가한 것이다.

이 회장은 3.3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에서 1천374억원을 받는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에서는 각각 498억원과 30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이로써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연간 배당금 1위에 오른 뒤 8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 회장의 총배당금 규모는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보다 약 2.5배나 많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날 현재 미공시 기업의 예상 배당금까지 합할 경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톱 5'를 형성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342억원), 현대제철(118억원), 현대글로비스(76억원)에서 536억원을 배당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 회장은 아직 공시하지 않은 현대모비스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2015년 수준으로 배당(주당 3천500원, 237억원)할 경우 지난해 수준인 약 770여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609억원을 배당받는다.

지난해 560억원에 비해 8.8% 증가한 것이다.

SK㈜는 2015년 7월 SK C&C와 합병하면서 2014년 17%선이던 배당성향을 30%대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뒤 매년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SK㈜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배당해 경영 수익을 주주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 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262억원), 현대차(151억원), 기아차(78억원), 현대위아(6억원), 이노션(4억원)으로부터 501억원을 배당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231억원), 삼성물산(180억원), 삼성SDS(53억원), 삼성화재(3억원), 삼성생명(1억원) 등에서 468억원을 배당받게 된다.

이 부회장의 배당금은 전년도 373억원에 비해 25.5% 늘어났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을 확대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31.9% 증가했다.

삼성 총수 일가 중 홍라희 리움관장은 29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각각 81억원을 배당받는 등 삼성 일가가 받은 배당수익은 2천8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해 배당수익을 높여가고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배당수익률이 아직 현저히 낮아 이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CSI) 지수에 편입된 상장사를 기준으로 추정한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은 1.88%다.

한 기업의 주식을 10만원에 주고 샀다면 1천880원의 배당을 받는다는 의미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배당수익률은 24개국 주식시장 중 22위로 최하위권이다.

한국은 대만(4.935), 터키(3.53%), 브라질(3.36%), 말레이시아(3.09%), 인도네시아(2.53%) 등 신흥국에 비해 한참 처져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1.70%)와 필리핀(1.66%)만 한국보다 낮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성과인 배당금을 지속해서 늘려나가야 주주들의 투자가 많아질 것이고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도 함께 높아지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