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농사' 풍년에 미소 짓는 상장사들
SK(주) 현대중공업 (주)GS 한화케미칼 BNK금융지주 AK홀딩스 등이 오는 3~4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배당 수입을 올릴 전망이다. 주력 자회사들이 호전된 실적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2016년 결산 배당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당금을 받아 ‘곳간’이 풍성해지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얼마나 받을까?

SK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04% 오른 22만55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4.15% 올랐다. 이 회사가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배당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리며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평가다.

SK는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1977억원 규모의 배당금(2016년 결산배당)을 받을 전망이다. 작년보다 33% 늘어난 액수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자 배당도 사상 최대인 주당 6400원(보통주 기준)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자회사 배당이 많을수록 지주사 실적도 좋아지기 때문에 고배당을 받는 지주사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K를 비롯한 지주사 매출은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 수입과 브랜드 사용 수입(로열티), 빌딩 임대 수입 등으로 구성된다.

BNK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경남은행도 지난해보다 32.6% 늘어난 398억원을 배당한다. 지난해 9월 말 경남은행 순이자마진(NIM)이 2.12%로 2015년보다 0.1%포인트 오른 효과로 실적이 향상되면서 배당 재원도 늘었다는 평가다.

AK홀딩스 역시 조만간 애경유화와 애경화학을 통해 전년보다 35.4% 늘어난 65억원의 배당을 받을 예정이다. 강선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애경화학을 비롯한 AK홀딩스의 화학 자회사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콧노래?

GS 현대중공업 한화케미칼 등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화학 자회사에서 두둑한 ‘용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GS의 손자회사인 GS칼텍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약 2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곳간이 넉넉해진 GS칼텍스가 풍성한 배당을 할 전망이다. 이 배당금은 자회사인 GS에너지를 거쳐 GS로 최종 유입된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S칼텍스 등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고 2월 성수기를 맞아 원유를 수입한 가격과 석유제품 판매 가격의 차이인 정제마진도 올라갈 것”이라며 GS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높였다.

현대중공업도 정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를 통해 쏠쏠한 배당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화학사업의 유례없는 호황 덕분에 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한화케미칼은 투자회사인 여천NCC와 한화종합화학이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이 회사가 대림산업과 50 대 50으로 세운 석유화학 합작사 여천NC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2.3% 늘어난 약 58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여천NCC의 최근 3년(2012~2015년) 배당성향 평균이 140%에 달하는 만큼 올해도 고배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의 투자회사 한화종합화학도 배당액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한화종합화학의 자회사 한화토탈이 지난해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